음식의 역사

포르투갈 바칼라우, 스페인 파에야의 역사

informate 2025. 6. 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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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바칼라우의 역사

포르투갈 음식은 세계가 한곳에 모인 것과 비슷하다. 아랍으로부터 튀김 기술과 뚜껑 있는 냄비 찜 기술을 배웠고, 동양에서 각종 향신료를 수입했으며, 터키로부터 단맛을 받아들였고, 브라질에서는 톡 쏘는 미각을 받아들였다. 또한 15세기에 인도에서 가져온 카레와 계피를 후추만큼이나 중요한 향신료로 쓰고 있다. 따라서 포르투갈 요리는 매우 다양하다. 그렇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유 음식이 있으니 바로 바칼라우(bacalhau)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대구'요리이다. 그 유래는 대략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던 시절에 포르투갈 사람들은 아메리카 대륙 북쪽 바다에서 대구잡이를 했다. 그런데 대구를 잡아서 항구로 돌아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봄에 출항해서 가을에 돌아오곤 했다. "힘들게 잡았는데 물고기가 상하면 어떡하지?" 뱃사람들은 갑판 위에서 대구를 소금에 절인 다음 햇볕에 말렸다. 소금으로 물고기가 썩는 걸 막고, 수분을 없애서 박테리아가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가져온 대구는 바람이 잘 통하는 응달에 보관해 두었다가 조금씩 꺼내 먹었다. "물에 불리니까 두 배로 커지네!"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는 영양인 풍부한 데다 오랫동안 보관해서 먹을 수 있었기에 포르투갈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바칼라우를 이용해서 1001가지 요리를 만들어 먹어요." 대표적인 대구 요리로는 삶은 감자와 양파, 달걀 등을 섞어 오븐에 구운 바칼라우 아 고메스 드 사, 숯불에 구운 뒤 감자, 양파와 곁들여 먹는 바칼라우 아사도 콩 바타타 아 무호가 유명하다.

스페인 파에야의 역사

옛날 스페인 발렌시아의 들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수확을 하던 가을의 어느 날,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파에야'는 바닥이 넓고 깊이는 얕은 프라이팬을 일컫는 말인데, 여기에 쌀, 마늘, 양파, 토끼 고기, 콩 등과 약간의 물을 넣는다. 발렌시아는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라 새우, 조개, 홍합 같은 해산물도 넣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가져와 불을 지피면서 재료들을 볶았다. 그리고 중간에 아사프란(Azafran)을 넣어 색깔을 예쁘게 만들었다. '아사프란'은 사프란 꽃의 꽃술을 따서 말린 천연 색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색소를 넣으면 음식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먹음직스럽게 보이며 맛도 더 좋아진다. 사람들은 철판에 볶은 해물 볶음밥(또는 해물 솥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철판에 달라붙은 눌은밥도 박박 긁으니 아주 별미였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 새로운 요리를 조리 기구에서 착안하여 '파에야'라고 불렀으며, 누룽지 같은 그 밥을 '소카라다'라고 불렀다. 파에야는 발렌시아에서 시작해서 스페인 전역으로 퍼지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이때부터 돼지고기를 주로 넣으면 돼지고기 파에야, 닭고기를 많이 넣으면 닭고기 파에야, 해물을 많이 넣으면 해물 파에야라고 구분해서 말했다. 오늘날 파에야를 만드는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넓은 팬에 쌀과 아사프란을 넣은 뒤 각종 재료를 넣는다. 먹고 싶은 재료를 모두 넣은 뒤에는 약한 불로 천천히 끓인다. 이때 뚜껑은 덮지 않는다. 불을 너무 세게 하면 타 버리기 때문에 은근한 불로 재료가 천천히 익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래에 고소한 소카라다(일종의 누룽지)가 생긴다. "아니 서양인이 쌀밥을 먹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유럽에서 가장 쌀을 많이 먹는다. 그렇다면 왜 쌀을 먹게 되었을까? 그 유래는 서기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렌시아에 살던 이슬람교도들은 호수의 물을 이용해 벼농사를 지었고, 물고기도 잡았다. 이슬람교도들은 벼를 수확할 때 넓은 팬에 쌀과 물고기를 끓여서 알라에게 바치면서 풍요로움을 기원했다. 그 뒤 이슬람교도들이 스페인에서 물러갔으나, 스페인 농부들이 일하다가 점심에 별미를 만들어 먹으면서 '파에야'라고 불렀다. 파에야에는 쌀은 물론 고기, 해물, 채소 등을 넣는데 쌀의 경우 우리처럼 물에 푹 익힌 밥을 짓는게 아니라 약간 덜 익혀서 씹어 먹는 차이가 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쌀은 채소 같은 식품이라 그렇다. 또한 파에야를 반찬으로 여겨서 빵과 함께 먹는다. 파에야는 맛도 있지만 만드는 재미도 있다. 하여 스페인 사람들은 일요일 점심에 모두 함께 모여 파에야를 만들어 먹곤 한다. 축제나 특별한 행사 같은 기분을 내기 위함이다. 현재 스페인의 파에야는 그 종류가 수천가지나 되고, 집집마다 나름의 조리법을 갖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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