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의 대명사 프랑크 소시지의 역사
"소시지는 역시 독일이야" 소시지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만들지만 흔히 '소시지'하면 '독일'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의 소시지 식품 회사들이 '독일식 소시지'를 강조할 정도이다. 왜 그럴까? 소시지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다. 기원전부터 동서양 여러 지역에서 잡은 고기를 나중에 먹고자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보관했는데, 이게 소시지의 시초이다. 영어 sausage(소시지)의 어원은 '소금에 설이다'라는 뜻의 라틴어 'salsus(살수스)'인 데서 알 수 있듯, 소금에 절인 고기로부터 소시지 역사는 출발한다. 처음에는 고기에 소금만을 뿌려 말렸으나 이내 고기를 다져 창자나 위에 넣은 다음 그대로 말리거나 뜨거운 연기에 그을려 익히면서 말렸다. 창자에 넣은 고기는 잘라 먹기 편했기에 이 방법은 널리 퍼졌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소시지를 특별한 별미로 여겼으니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에 지은 <오디세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숯불 위에 고기와 피로 채워진 염소 위가 오늘 저녁을 위해 구워지고 있네. 용맹하게 싸워 적을 물리치고 돌아온 용사들만이 오늘 만찬에서 가장 잘 구워진 소시지를 선택할 수 있도다.' 이후 소시지 만드는 기술이 다양해졌고 지역에 따라 더 좋은 맛을 내고자 피나 간 또는 후추나 향료를 섞어 만들었다.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은 소시지를 유용하게 즐겨 먹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소시지는 아주 요긴한 식품이었던 것이다. 중세 시대에 유럽에서 소시지는 필수 식품이 되었고, 독일인들도 소시지를 만들었는데, 독일어로는 '부어스트(Wurst)'라고 불렀다. 부어스트는 '꼬다(vertere)'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창자에 고기를 넣은 뒤 꼬아 만들었음을 일러 주고 있다. 독일에서는 겨울철에 돼지나 소에게 줄 사료가 부족하기에 어느 정도 자라면 가축을 잡아서 저장하기 쉬운 소시지로 만들어 먹었다. 고기만 먹으면 영양이 불균형되므로 콩, 양배추, 오이를 소금에 절여 겨울철 채소 대용으로 먹었다. "두 가지 고기를 섞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오늘날 독일 소시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프랑크 소시지는 17세기에 등장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살던 소시지 제조업자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은 소시지를 만들어 팔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그 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든 독일 소시지는 미국으로도 전해졌는데, 미국인들은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를 줄여서 간단히 '프랑크(Frank)'라고 불렀다. 이 말이 일본과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져서 프랑크 소시지는 독일의 대표적인 소시지로 여겨지게 되었다. 독일 소시지는 그 종류가 10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독일인들은 소시지를 무척 즐겨 먹고 있다. 독일인들이 좋아하는 맥주와 소시지가 찰떡궁합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수많은 소시지 중에서 손가락 굵기만큼 가는 뉘른베르크 소시지, 물에 삶아 먹는 복(Bock) 소시지, 그릴에 구워 먹는 크라카우어 소시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뉘른베르크(Nürnberg) 도시에 어원을 둔 뉘른베르크 소시지는 다른 소시지보다 길이가 짧고 색깔이 연하지만 맛있어서 값은 더 비싸다. 이렇듯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맛있는 소시지가 많기에 오늘날 독일인들은 점심이나 저녁에 간단히 소시지와 빵, 맥주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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