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밀가루 음식, 차파티와 난 그리고 사모사의 역사
초창기 인류는 곡물을 그대로 먹다가 이내 가루로 빻아 물을 넣고 죽처럼 끓여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한결 먹기 편했고 소화도 잘 되었다. 그렇지만 맛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곡물 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한 다음 뜨거운 돌 위에 얹어 구워 보았더니 납작하고 약간 딱딱해서 씹기 좋은 빵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무발효 빵이 탄생하게 된다. 발효하지 않았기에 부드럽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맛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인도인들은 고대부터 이런 무발효 빵을 만들어 먹었다. 밀가루 반죽을 넓게 밀고 나서 화덕 안에 붙여서 구웠다. 통밀 가루에 소금을 조금 넣고 반죽하여서 자꾸 먹어도 물리지 않게끔 했다. 이런 인도의 빵을 차파티라고 한다. 말랑말랑한 차파티는 담백한 맛이 난다. 그래서 그냥 차파티만 먹어도 되지만, 옛날 인도인들은 사탕수수를 절구에 찧어 받아낸, 단맛 나는 즙에 차파티를 찍어 먹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먹기 좋을 만큼 손으로 잡아떼어서 고기나 채소를 곁들여 먹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차파티를 카레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한다. 차파티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한 데다 통밀이 원료이기에 건강에도 좋다. 그래서 서민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차파티가 껍질째 간 통밀 가루를 반죽하여 발효하지 않고 뜨거운 화덕 안이나 철판 위에 기름을 쓰지 않은 채 구워낸 빵이라면, 난은 껍질을 벗겨 곱게 갈아 만든 밀가루를 반죽하고 이스트로 발효시켜서 부풀어 오르게 한 다음 구운 빵이다. 따라서 난은 차파티에 비해 약간 부풀어 오른 모양을 하고 있다. 난은 얇게 늘여 편 밀가루 반죽을 화덕 안쪽 벽면에 붙여서 굽는다. 난은 차파티보다 고급 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먹는 방법은 똑같다. 난을 적당히 손으로 뜯어서 거기에 고기와 채소, 과일 따위를 얹어서 먹거나, 난을 찢어서 동그랗게 말아 숟가락처럼 사용하여 카레 소스를 떠서 같이 먹는다. 중세에 이슬람교 세력이 인도에 들어오면서 음식 문화에 변화가 일어났다. 각종 견과, 건포토, 향신료 등을 요리에 첨가하여 한층 맛을 낸 것이다. 사모사라는 인도식 군만두가 이때 생겨났다. 만드는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 밀가루 반죽을 손바닥 크기로 얇게 펴서 그 안에 먹고 싶은 재료를 넣어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그리고 기름에 튀겨내면 바삭바삭한 사모사가 완성된다. 이왕 새롭게 만드는 별미인지라 영양을 생각해서 재료를 많이 넣는다. 감자가 전해진 뒤에는 감자를 으깨 양념하고 거기에 완두콩, 건포도, 토마토, 양파 등을 섞어서 사모사 안에 소로 넣었다. 현재 인도인들은 사모사를 인도의 전채 또는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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