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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리드 마셜 <경제학 원리> : 경제학, 철학과 정치학에서 독립하다

informate 2025. 4. 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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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레드 마셜 <경제학 원리> : 경제학, 철학과 정치학에서 독립하다

앨프리드 마셜은 영국의 경제학자입니다. 신고전학파 경제학과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파의 창시자입니다. 경제학에 수학적 방법론을 도입하여 철학과 정치학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수학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경제학이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과학임을 강조하면서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취임사에서 "경제학자는 냉철한 이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따뜻한 가슴을 잊지 말하야 한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앨프리드 마셜은 1885년 2월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취임한 후, 경제학을 위한 새로운 학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당시 경제학은 정치학과 철학의 일부로 여겨졌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역사와 과학철학 과정으로서 가르쳐 졌습니다. 실제로 마셜 이전의 애덤 스미스, 리카도, 맬서스, 마르크스, 밀과 같이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정치학자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셜 이전의 경제학은 밀의 <정치경제학원리>를 교과서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마셜은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대부분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정치 이슈와 경제 이슈는 별개로 고려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실제로 우리는 가구를 살 때 가구의 적정 가격에 대해 고민하지, 여당의 정책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죠. 마셜은 경제학이 정치학도, 철학도 아닌 과학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이러한 배경을 활용하여 경제학에 수학적 방법론을 적용하게 됩니다. 이에 마셜은 자신의 생각을 반영할 경제학 교과서가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경제학 원리>입니다. 마셜은 1881년부터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해서 10여 년에 걸쳐 완성합니다. 혼신의 힘으로 집필한 이 책은 사실 마셜이 기획한 두 권의 경제학 도서 중 첫 번째 책으로, 두 번째 책은 무역, 화폐, 과세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마셜은 2권 집필을 위해 1908년 교수직에서 사퇴하는데, 20년을 작업하고도 결국 완성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대신 2권에서 다룰 주제의 일부인 <산업과 무역>을 1919년에, <화폐, 신용과 산업>을 1923년에 출간합니다.

마셜은 1903년, 세계 최초로케임브리지 대학에 독립된 경제학부를 설립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부는 주류 경제학 중에서도 주류로 언급되는 케임브리지학파의 요람이자 거시 경제학이 탄생한 곳으로, 맬서스, 마셜, 아서 피구, 존 메이어드 케인스, 존 힉스 등과 같은 위대한 경제학자들이 몸을 담았습니다. 졸업생과 교수진 중 총 19명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고, 도서관 명칭은 마셜 도서관, 건물의 명칭은 케인스 빌딩으로 불립니다. 아직까지 학문적으로 케인스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 학교로, 학부 기준 경제학 세계 랭킹 1위에 자주 오른답니다.

마셜은 경제학의 궁극적인 목표를 빈곤 문제의 해결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실제 그는 대학생 시절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인데 왜 가난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실제 빈민가를 방문하며 해결 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셜은 빈민 구제라는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에서 이용할 수 있는 분석 도구와 개념들을 도출했습니다. <경제학 원리>에서 아주 중요하고 심도 있게 다루어지는 '소비자 잉여', '수요 탄력성' 등과 같은 개념이 이에 포함됩니다. 소비자 잉여란 어떤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최대로 지불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가격(수요 가격)에서 실제 지불하는 가격(시장 가격)을 뺀 차액을 의미하고, 수요 탄력성이란 어떤 재화의 가격 변동 비율에 대해 수요량이 변화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마셜은 이러한 분석 도구와 수학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분석합니다. <경제학 원리>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논의를 바탕으로 생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갑니다. 생산을 위한 요소들인 토지와 노동력 그리고 자본에 대한 분석과 산업과 영영 이야기 그리고 수요와 공급을 연결 짓는 일반 균형과 가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재화를 어떻게 분배해랴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책은 마무리됩니다. 이 책은 경제학 그 자체입니다. 경제학의 본질, 경제 연구 순서와 목표를 시작으로 생산, 소비, 노동, 재화, 소득, 자본 등의 개념을 정의합니다. 인간의 욕구와 효용, 수요와 가격을 논의하면서 토지, 노동, 자본과 조직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수요, 공급, 가격의 관계를 분석하고 국민 소득을 어떻게 분배할지까지 제안합니다. 사실상 경제학의 모든 주제와 분석 방법을 다룬 것입니다. <경제학 원리>의 독특한 특징은 '한계성'과 같은 수학적 개념을 활용하여 경제학의 체계를 만들고 분석 방법론을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는 수학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서술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마셜이 경제학에 수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과 경제학을 기술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수학적 개념이더라도 그 설명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되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경제학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 원리>는 단순한 고전을 넘어 경제학의 기틀을 잡고 미시 경제학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또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셜의 철학과 사고 구조, 체계가 고스란히 후대에 전해지도록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경제학에 처음으로 과학적 개념과 기법을 도입했다는 의의도 가집니다. 사실상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경제학은 이 책으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제학 원리> 이전의 애덤 스미스나 리카도 같은 경제학자들은 국부의원천이나 그 분배 문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마셜은 현대에 정론이 된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한계 개념을 도입하여 혁신적으로 정립했습니다. 그 밖에도 새로 정립한 이론이 많은데, 한계 효용 법칙과 고전학파의 생산비 이론을 종합하여 '수요와 공급에 의한 균형 가격 결정 이론'도 정립했습니다. 가격이 변할 때 수요가 얼마나 민감하게 변하는가를 보여주는 '탄력성 개념'을 도출했으며,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한 개 요인의 변화가 다른 요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분석하는 '부분 균형 분석 이론'도 확립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내부 경제 효과'와 '외부 경제 효과', '준지대',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등의 경제적 개념도 발견했는데, 너무 많은 업적을 이룬 책이다 보니 그 성과를 한 번씩 언급만 해도 내용이 길어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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