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의 역사
서양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치즈가 있다면 동양 사람들에게는 두부가 있다. 그리고 베트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생선을 주원료로 하는 어장이 있다면 중국, 일본, 한국에는 콩을 주원료로 하는 두장이 있다. 두부와 두장은 콩을 주원료로 사용해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에는 맥류나 벼보다는 콩 음식 문화가 먼저 자리 잡았다. 우리 민족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콩 음식을 즐겨 먹어 왔다. 예로써 우리 음식 맛의 근간이 되는 장류를 비롯해서 반찬 재료로 콩나물, 두부, 비지, 콩국, 콩가루, 볶은 콩 등 실로 다양한 콩 가공식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콩은 우리나라의 삼국 형성기 때부터 오곡의 하나로 꼽히는 중요한 곡식 중의 하나였으며, 콩의 원산지는 옛 고구려 땅인 남만주 일대로 추정된다. 콩 재배의 역사는 대략 4천 년 정도로 보고 있다. 콩 재배에 관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대략 1,900년 전인 백제 기루왕 23년과 신라 일성왕 6년에 남겨진 것으로, 삼국사기에서 발견되었다. 콩은 종류가 아주 다양한데 노란색의 대두와 병아리콩, 그리고 검은색의 흑태, 서리태, 서목태, 울타리콩, 선비잡이콩이 있고, 초록색의 청대콩, 녹두와 완두콩, 붉은색의 강낭콩과 땅콩, 팥이 있으며, 회색의 동부콩과 작두콩 등이 있다. 두부는 한반도에 거주하기 시작한 북방 유목민족이 두유를 만들면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두유가 바닷물과 섞이면 응고되는 현상을 관찰하여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강릉의 초당두부는 지금도 바닷물을 이용하여 두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유는 맷돌의 발달 과정과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원시형 맷돌인 연석이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중기의 유적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두유를 만드는 기술은 이미 삼국시대 이전에 갖추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 초기에 이미 두부를 만드는데 소금 저장 중 받아낸 간수를 쓴 것으로 미루어 보면 두부 제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 14년 명나라 사신으로 갔던 박신생이 가져온 황제의 친서에 조선에서 보내온 공녀들이 두부를 만드는 방법이 절묘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두부 만드는 솜씨가 좋은 여인들을 골라 보내줄 것을 당부하는 기록이 있다. 두부를 제조할 대는 대두를 씻어 불린 후 곱게 갈아서 솥에 끓여주면 콩의 비린내가 제거되고 단백질이 잘 용출된다. 약간 식어 70도 정도가 되면 소금에서 추출한 간수 또는 황산칼슘을 사용하면 단백질이 굳어지고, 가라앉은 응고물을 무명천에 붓고 틀에 넣어 누름돌로 눌러주면 물이 모두 빠지면서 두부가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순두부는 두부를 잠시 물에 담가 두면 여분의 응고제가 모두 빠져서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진다. 순두부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 최종적으로 준비된 콩물에 간수를 넣어 단백질이 작은 덩어리로 몽글몽글하게 응고되었을 때 압착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두부를 말한다. 연두부는 두부를 만들면서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어느 정도 남겨서 굳힌 것으로 매우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대두의 싹을 틔워 만드는 콩나물은 고려 이전부터 식용으로 널리 쓰인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 고종에 편찬된 향약구급방에서 콩나물에 대한 기록이 처음 발견되었는데 그에 따르면 콩나물이 감기를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녹두의 어린싹인 숙주나물이 중국 문화권에서 사랑받는 두채인 반면 한국인은 콩나물을 즐겨 먹는 것이 특징이다. 콩나물은 대두가 발아하는 과정에서 지방이 급격히 감소되고 섬유소와 비타민이 크게 증가한다. 콩나물의 특징으로는 콩에 전혀 함유되지 않은 비타민C가 콩나물에는 100g당 13mg이 함유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두를 압착하여 짜면 콩기름이 얻어지는데 콩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리놀레산과 오메가9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좋다. 대두는 단백질 함량이 40%로 그 자체가 고단백식품으로 이를 이용하여 만든 가공식품 또한 고단백식품이다. 콩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단백은 콩의 지방이 제거되어 단백질 함량이 콩보다 높은 60~90% 이상이다. 조직화 단백질(냉동 만두소, 인조 닭고기 등), 아이스크림 원료, 유화제로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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