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역사

떡볶이의 역사와 변천사

informate 2025. 8. 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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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의 역사와 변천사
출처: pixabay

떡볶이의 역사와 변천사

궁중에서 시작된 떡볶이의 기원

떡볶이는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로 잘 알려졌지만, 그 기원은 의외로 조선시대의 궁중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재와 같은 매콤한 고추장 떡볶이가 아닌, 간장으로 양념한 '궁중떡볶이'가 그 시초입니다. 19세기 중엽에 편찬된 조리서 '시의전서'에는 떡을 기름에 볶고 간장으로 간을 한 뒤 고명을 얹는 방식의 떡볶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쇠고기, 버섯, 채소 등을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이 요리는 왕실이나 상류층의 식탁에 오르는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습니다. 고추장이 널리 사용되기 전의 조선 사회에서는 맵기보다는 짜고 감칠맛 나는 간장 베이스의 음식이 선호되었으며, 떡볶이도 그 영향을 받아 간장 맛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궁중식 떡볶이는 양념의 자극적인 맛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지금도 일부 한정식집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간장 떡볶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떡볶이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이 시기의 떡볶이는 '떡을 볶는다'는 기본 조리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에 역사적 맥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전쟁 이후, 고추장 떡볶이의 탄생과 대중화

오늘날 가장 널리 사랑받는 고추장 떡볶이는 1950년대 이후 등장한 비교적 현대적인 발명품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시작된 이 떡볶이는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당시 마복림 씨라는 인물이 고추장을 실수로 떡에 넣고 볶으면서 새로운 맛이 탄생했고,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며 곧장 노점 장사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고추장 떡볶이는 기존 궁중떡볶이보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맛을 지녔으며, 값싸고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서민들에게 빠르게 확산하였습니다. 1950~70년대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던 시기로, 도시 노동자와 학생 등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났고, 저렴하면서도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떡볶이는 이들에게 최적의 간식이자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시기부터 떡볶이는 어묵, 삶은 달걀, 튀김 등과 함께 분식의 대표 메뉴가 되었으며, 학교 앞 분식집이나 시장 골목, 지하철역 인근 등 다양한 장소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으로 확산하였습니다. 또한 1970년대 이후 정부가 밀가루 소비를 장려하면서 쌀떡 대신 밀떡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밀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대중화되었고, 지금도 떡볶이 가게에서는 '쌀떡 vs 밀떡'을 고를 수 있을 만큼 양쪽 모두 뚜렷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떡볶이: 다양화와 세계화의 길

2000년대 이후, 떡볶이는 단순한 분식의 개념을 넘어 고급화, 브랜드화, 그리고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다양한 양념 소스를 기반으로 한 퓨전 떡볶이들이 속속 등장했으며, 치즈, 크림, 로제, 짜장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난 조합들이 소비자의 호기심과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더불어 떡볶이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전국적으로 균일한 맛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의 지역에서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한류 퓨전 떡볶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류 콘텐츠와 연계된 메뉴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문화의 확산과 함께, 떡볶이는 '한식의 대중화'를 이끄는 대표 메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을 고려한 떡볶이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 함량을 줄인 저당 소스, 글루텐 프리 떡,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비건 떡볶이 등 건강식으로의 변형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냉동 떡볶이나 레토르트 떡볶이처럼, 가정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 형태의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떡볶이는 이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언제 어디서나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떡볶이는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누군가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국을 처음 접한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문화 콘텐츠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야식으로 즐기는 소소한 행복입니다. 궁중에서 시작된 간장 떡볶이에서부터 현대의 로제 떡볶이까지, 떡볶이는 시대와 사회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떡볶이는 한국인의 입맛과 정서를 담은 대표 음식으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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